지금까지 산소가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은 바이러스나 단세포 미생물들 뿐이라고 생각되어왔다. 하지만 이태리와 덴마크의 과학자들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세포동물 또는 후생동물 (metazoan) 세 종류를 발견했다. 이 동물들은 지중해의 해저 분지구조의 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서식하고 있었다. 이번 발견은 지금까지 후생동물이 생존하는데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온 환경에 대한 새로운 연구분야를 열고 있다고 캘리포니아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의 생물해양학자인 리자 르빈 (Lisa Levin)은 말했다.

이태리의 안코나 (Ancona)의 마르체 폴리테크닉 대학 (Polytechnic University of Marche)의 로베르토 다노바로 (Roberto Danovaro)와 그의 동료들은 그리스의 남부해안에서 연구탐사선을 이용해 해저생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동물들을 발견했다.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이 새로운 생물종은 해저 밑바닥에 서식하는 생물인 ‘동갑동물문(Loricifera)’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생물은 1 밀리미터 미만의 길이로 아탈란테 해저분지 (Atalante Basin)의 해저 3,000미터의 무산소 퇴적층에서 살고 있다. 이 지역은 다노바로가 ‘달에서 암석을 수집하는 것’과 같이 아직까지 탐사가 되지 않은 곳이다.

연구자들은 이전에 무산소 환경에서 살고 있는 다세포 동물을 발견한 적이 있지만 (Risgaard-Petersen N. et al. Nature 2006, 443:93-96), 이 동물들이 영구적으로 이러한 무산소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다노바로는 주장했다. 이 새로운 동갑동물문의 발견은 이번 주에 학술지인 BMC Biology지에 발표되었다 (R. Danovaro et al. BMC Biol. doi:10.1186/1741-7007-8-30; 2010).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이 동물이 ‘평생을 이 무산소 환경에서 살면서 재생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동갑동물문이 무산소 환경에서 생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적응구조를 발견했다. 이 동물들은 산소에 의존하는 미토콘드리아 대신에 혐기성 에너지저장 입자를 생산하기 위해 일부 단세포 생물이 사용하는 수소발생소포 (hydrogenosomes)와 유사한 세포소기관을 갖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의 동물학 박물관 (Zoological Museum)의 심해 생물학자인 앙겔리카 브란트 (Angelika Brandt)는 다노바로 연구팀의 발견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토콘드리아와 산소가 없는 후생동물의 발견은 한 때 극단적이라고 생각했던 생태학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동물의 발견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설명: 다노바로 연구팀이 발견한 동갑동물문 생물종으로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서식하고 있다.
출처: 네이처 2010년 4월 7일자
원문참고:
1. Danovaro, R. et al. The first metazoan living in permanently anoxic conditions. BMC Biology 8:30 doi:10.1186/1741-7007-8-30
2. Risgaard-Petersen N, Langezaal AM, Ingvardsen S, Schmid MC, Jetten MS, Op den Camp HJ, Derksen JW, Pina-Ochoa E, Eriksson SP, Nielsen LP, Revsbech NP, Cedhagen T, van der Zwaan GJ: Evidence for complete denitrification in a benthic foraminifer. Nature 2006, 443:93-96.
참고: 수소발생소포 (hydrogenosomes)는 세포막으로 둘러싸인 일부 혐기성 섬모충 (anaerobic ciliates), 트리코모나스 (편모충류, trichomonads)나 균류의 세포소기관이다. 지금까지 주로 연구가 이루어진 트리코모나스의 수소발생소포는 수소와 아세트산염, 이산화탄소와 ATP (아데노신 3인산) 분자를 만들어낸다. 이 세포소기관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진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트리코모나스의 경우에 수소발생소포의 기원은 아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Hydrogenosome)

출처: http://www.nature.com/news/2010/100406/full/464825b.html